어느 화창한 가을날, 나는 아이들과 함께 연화정 도서관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도서관에 가는 길은 마치 작은 여행 같았다. 창문 너머로 스쳐가는 붉고 노란 단풍이 우리의 기대감을 더욱 부풀렸다. 도시의 분주함을 잠시 뒤로하고, 책의 향기와 평온함이 가득한 공간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아뿔사 가는길에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다. 보기에도 너무 재미있어보이는 놀이터였다.
놀이터를 발견하자마자 아이들은 이미 저만치 뛰어나가고 있었고, 쫓아가느라 혼났다.
놀이터 바로 옆에는 흙놀이터가 있었다. 흙 놀이터를 봤을 때, 놀지못한다면 너무 아쉽기에 항상 차에 흙놀이 도구를 싣고 다닌다.
물론 여기에는 놀이도구를 비치해놔서 가져가서 놀면 되지만, 맘에 드는 도구들은 이미 다른아이들이 가지고 놀고 있다.
그물과 흙, 이 두개면 아이들은 하루종일도 놀수 있다.
한참을 놀고나서야 다시 도서관으로 향할 수 있었다.
연화정 도서관은 첫인상부터 특별했다. 고요한 연못과 어우러진 건물의 아늑한 분위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아이들은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신이 나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듯했다. 너무 업된 아이들을 진정시키느라 혼났다.
책을 읽고 난 뒤, 우리는 도서관 앞 정원에서 잠시 쉬었다. 아이들은 떨어진 나뭇잎을 주워 공작을 하겠다고 모으고, 나는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커피 한 잔을 즐겼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바람에 실려 멀리 퍼지는 걸 들으며,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는 곳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곳은 마음의 여유를 찾고,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돌아오는 길, 아이들은 오늘 읽은 이야기를 서로 들려주며 즐거운 수다를 이어갔다. 그 순간, 나는 우리가 만든 이 작은 추억이 아이들의 마음 한 켠에 오래도록 남아있기를 바랐다. 도서관 나들이는 단순히 하루의 일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소중한 순간들을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었고,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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