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웹소설 리뷰

[현대판타지][추천][독서중] 검은머리 미국 대원수

사라진토끼 2023. 3. 5. 05:07

[출처] 문피아

[저자] 명원

 

대체역사물

시대상은 일제강점기 이후이고 주인공은 미국으로 넘어간 2세대인 '김유진'으로 시작한다. 원래는 현대시대의 군인이었으나 과거로 돌아가면서 새로운 삶을 지내는데,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이 주 무대이다. 이 소설도 국뽕이나 주인공짱짱맨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지 않는다. 물론 미래지식을 이용한 약간의 주인공버프는 있지만 그거하나가지고 이 소설을 평가 할 순 없다.  초반에 주인공이 "상태창"을 외치는 모습은 역시 장르소설이기에 할수 있는 코믹이 아닌가 싶다. 

 

작가가 세계대전덕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 역사에 해박하다. 인물들의 성격과 역사에 나오는 사건들에 대한 흐름을 매끄럽게 연결시킨다.

 

아무래도 전쟁과 외교, 정치가 주를 이루다 보니까 연설문이 많이 나오는데 작가는 이런류의 글을 매우 잘쓴다. 약간의 스포를 더하자면 노르망디 상륙작전 직전에 김유진의 연설이 있는데 매우 감동적이었다.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먼길을 떠난 연합군 장병 여러분! 우리는 지금,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를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이 사상 최대의 작전을 준비 해 왔습니다. 우리는 오직 이날만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 왔으며, 바다 건너편엔 고통 속에 신음하며 우리만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 전쟁은 결코 우리가 원해서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연합국은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지 잘 알고 있었고, 지성인답게 양보와 타협이 되리라 착각했었습니다. 그 착각 때문에, 유럽 대륙의 모든 사람들은 히틀러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30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우리의 적이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세계 정복입니다.
 저들은 우리가 평화롭게 살길 원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집을 불태우고, 우리가 가진 모든 걸 빼앗아 자신들만을 위한 낙원을 건설하길 바랍니다.
 우리가 패배한다면, 저들은 진주만에서 벌어졋던 참사를 온 세상에서 똑같이 되풀이할 것입니다.
 자유의 여신상이 밝히던 문명의 등불을 허물어뜨리고, 그 자리에 우리의 부모님을 살육할 살인공장을 지을 것입니다.
 우리의 형제자매는 저들 손에 죽고, 우리의 아들딸들은 대대손손 저들의 노예가 될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우리 눈앞, 프랑스인들이 겪은 비극입니다. 따라서 이 전쟁은 성전(聖戰)입니다.
 모두가 빼앗긴 자유를 되돌려주고, 우리의 가족을 저 악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한 최후의 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전지전능한 하나님께서는 결코 악이 흥하는 것을 두고 보지 않으시며, 그 심판을 우리에게 맡기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나서, 모든 것을 바로 잡을 시간입니다.
 여러분의 길 앞에 승리와 행운만이 가득하길 빕니다. 건투를 빕니다.

 

전쟁소설이지만 이야기는 전쟁이야기보다 전쟁을 준비하고 국가간에 외교활동, 그리고 정치이야기가 더 주를 이룬다. 아무래도 싸움자체보다는 그 안의 서사가 더 중요하리라. 그래서그런지 소설을 보는 내내 네이버검색으로 인물과 사건들을 검색하면서 읽게 된다. 실제는 어떤인물이고 어떤식으로 평가되고있는지. 소설을 볼 때는 '아 이사람이 설마 이런인물이었어?' 하고 의문을 가지게 되지만 고증을 거친 인물묘사였음에 더 놀란다.

 

이공계라 세계사에 대해서는 전혀 배우지않아서 1차세계대전 2차세계대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몰랐지만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공부까지 하게 되다니 정말 놀랍다.

 

이 소설의 스토리가 반이라면 시덥잖은 농담이 또 반이다. 약간 아재끼가 있는 어쩌면 미국식농담처럼 보이는 그런 삼류개그들이 어떻게보면 무거워 보일수 있는 소설을 환기 시켜준다. 하지만 아재개그를 쉴새 없이 치는 부장님처럼 좀 질리게 만들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멈추기에는 소설의 주제인 전쟁이 너무 비극적이다. '하하 부장님 재밌어요' 하고 웃어줄 여유조차 없게 만드는 상황의 긴박감이 몰아칠 때 분위기를 푸는 해학이라면 해학.

 

580화의 방대한 양에도 끝까지 읽어보게끔 만든다.

이렇게 한명이 역사에 재미를 붙이게 됩니다.

다 읽고나면 세계사를 읽으러 갑니다.